2017년 2월 2일 목요일

이민에 대한 단상.

계기
처음 김영기선임으로부터 "이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느꼈던 그 불편함을 아직 기억한다. 그때까지의 나는 이민이란 웬지 나라를 배반하고 도망간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이민"이란 단어를 접하면 그때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환상
많은사람들이 흔히들 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곳은 낙원일거라는 환상. 하지만 난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 그곳도 똑같은 사람사는 곳일 뿐이며 별다를게 있겠냐는 생각이었다.
환상을 가지고 행하는 이민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영어
SW개발자로 일해온 나에게 있어서 영어는 애증의 산물이다. 매일 매일 영어로된 문서를 읽어가며 작업해왔지만 실제로 말한마디 떼기가 너무 어려웠다. 10년즈음 이바닥에서 일해보니 소통능력으로써의 영어가 너무 절실해졌다. 특히 외국계회사에 취업하거나 더 큰 기회를 잡기위해서는 필수로 보였다.
내가 외국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돌아온다 하여도 그 동안 얻어진 영어는 앞으로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될것이다.

교육
흔히들 외국생활에서 얻을수 있는 가장 좋은 효과는 교육이라고들 한다. 무한경쟁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교육현실에서 아이를 키우는것은 너무나도 힘들어보인다. 내가 내딸 단아를 키우면서부터 이 현실은 너무나도 크게다가왔다. 난 내 딸을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무한경쟁에 밀어넣고 싶지않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자신이 잘하고 재밌게 할수 있는 무언가를 할수 있게 해주고 싶다. 그런의미에서 외국의 교육시스템은 듣기로는 너무나도 좋아보였다. 한달 100만원을 호가한다는 영어유치원을 보내서까지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우리나라에서 영어의 힘은 막강하다. 외국생활을 한다면 딸애에게 따로 영어를 가르쳐야될일은 없으리라.
사실 이민을 결심하게 된건 딸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복지
아이를 양육하면서 느낀건 말로만 고령화니 교육이니 출산장려니 하는 정책들을 만든놈들은 참 대단한놈들이라는 생각이다. 보기엔 출산을 퍽이나 장려해주고 있어보이지만 실제로 받을혜택은 별로없다. 그런의미에서 출산,양육수당이나 큰 지원을 해준다는 외국의 복지는 너무나도 크게 다가온다.
노후복지 또한 너무나도 큰차이가 있다. 직장인들에게 가장아까운게 매달 떼가는 국민연금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연 이 국민연금을 부어서 어떤혜택을 볼수 있을지 너무나도 암담하다.
훌륭한 복지는 이민으로 얻어지는 보너스(?)정도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나는 흔히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득권(니들이 보수면 파리가 새다)언론이 폄하하는 "좌빨노빠"다. 노대통령의 정책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우리가 이렇게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통령을 가졌던적이 있는가? 너무나도 철저한 반공교육을 받아온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이런대통령은 과분하다. 과분했다. 이런 투철한 지역주의와 반공주의에 물들어온 사람들을 바꿔보려고 노력도 했으나 부질없는 짓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이 문제는 한세대가 바뀌어야 되는 문제라는 포기에 가까운 결론이 얻어졌다. 노대통령 서거는 내가 가져왔던 이민에 대한 죄책감을 말끔히 해소해주는 큰 계기가 되었다. 나는 그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무지함을 안타까워할 뿐.
세대가 바뀌고 이성이 통하는 세대가 우리나라에 대두된다면 그때쯤은 돌아와서 살고싶다.

사오정
사십이 되면 과연 난 뭘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답이 안나왔다. 내 주위의 40대 SW개발자들을 보면 잘된경우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었고 보통의 경우 영세한 작은 업체에서 외주를 받아 밤샘을 거듭하며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일을 하고 있었다. 잘된경우든 못된경우든 별로 내가 가고 싶지 않은 길이다. 백발이 되어서도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엔 넘어갈수 밖에 없다.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근무는 권장이며 seven-eleven(7시출근 11시퇴근)으로 대표되는 한국개발자로 살아남을 자신이 없다.
사실이 아닐지라도 "개발자의 천국"이라는 떡밥은 물어줄수 밖에 없다.

자격증
자격증을 40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람의 얘기를 들었었다. 뻘짓이다. 두말할것도 없는 뻘짓이다. 40개의 뻘짓자격증보단 한개의 쓸모있는 능력이 나으리라. 나는 외국영주권을 유용한 자격증이라 생각한다. 언제든 외국의 복지와 교육혜택을 받으며 나가서 일하며 거주할 수 있는 자격증. 일단 받아놓고 쓰든 안쓰든 나의 선택이다. 자격증이 없으면서 "에이 저건 환상이야"라고 말하는건 먹을수 없는 포도를 폄하하는 여우의 입장일 뿐이다. "정보처리기사"를 따서 얻은 혜택은 눈꼽만큼도 없다. 
그러나 영주권은 내가 보아온 어떤 자격증보다 큰 기회를 제공한다.

인생의 활력소
매일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건 곤욕이다. 새로움이 없고 안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지겹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삶은 인생의 활력소가 될것이라 믿는다. 도전은 힘들겠지만 거기서 얻어지는 경험과 성취감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줄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도전하지 않고 지겨운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 더 두렵다.
나는 다가올 새로운 삶으로 인해 약간 흥분 혹은 설레이고 있는 중이다.

2010년 03월 16일 현재 나는 호주 기술이민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고 서류를 넣어놓고 심사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되는 상태다.
얼마전에 생긴 둘째로 인해서 변동이 있긴 할것같지만 근시일내에 호주로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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