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간의 생활
정착기를 끝내고 일상으로 들어왔는데 특별한 이벤트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운전도 익숙해져서 여기 저기 잘 다니고 주차도 무리 없이 잘하고 있고요.
전에 렌탈카가 견인되었을 때 236달러 벌금을 이미 낸적이 있는데 그 벌금고지서에 대해서 견인비가 따로 183청구되었다고 임시숙소 주인께서 얘기하셔서 183달러를 추가로 낼 예정입니다. 역시나 벌금은 벌금이고 견인은 따로 돈을 받는군요. 안타깝지만 낼건 내야죠.
소소한 가구들도 사다가 짐도 풀고 집안도 슬슬 정리가 다 되어갑니다. 이케아를 가려고 했는데 여긴 절대 할인도 안된다고들 하고 거리도 꽤 멀고 해서 그냥 판타스틱에 또 가서 다양한 수납장을 사서 짐풀고 정리하고 있네요. 차가 있으니 배송비를 내고 늦게 받는게 아니라 판타스틱의 웨어하우스로 직접가서 픽업을 해서 받아다 조립하니 훨씬 싸게 먹히는거 같습니다.
옵터스 인터넷은 딱 2주만에 설치기사가 와서 설치 다되었다고 하고 깔끔하게 갔는데.. 어이없게도 모뎀이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되어서 다시 보내줘야 된다고 합니다…그래서 아직도 인터넷을 못쓰고 테더링에 의지하고 있는 슬픈현실..
모뎀을 받아서 activation을 하려고 했더니 선을 딴집에 연결하고 갔다고 처음부터 다시해야된다고 연락이 온 말도 안되는 상황..우리집은 5A인데...5에다가 연결을 하고 갔다고 하니................이런 어이 없는 사건이...
딸애 입학땐 필요하지 않던 예방접종기록을 차일드케어에서 요구해서 GP에 가서 검증 받은 기록을 메디케어에 가서 제출하여 e-health system에 등록 시켰습니다. 본다이에 센터링크와 메디케어가 같이 있는 곳엘 갔는데… 그래서인지 1시간을 기다려서야 30초만에 아들 딸 서류 두장 넘겨주고 왔네요. 이런 간단한 업무는 센터링크/메디케어 붙어 있는 곳이 아니라 영사관옆같이 메디케어만 단독으로 있는 곳엘 가야 빠르게 처리될거 같습니다.
메디케어 카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영수증 기간이 끝나가서 왜 안오는지 다시 연락을 해봐야될거 같네요. 보통 3주 정도 걸린다고들 하던데...영수증유효기간은 1개월이라 이거 아프면 어떻게 해야되는건지..
아내의 영어를 위해 돈을 내고라도 다니려고 AMEP도 연락해 봤는데 IELTS 4.5가 있다고 하니 AMEP의 영어수준을 넘어선다고 여긴 너를 위한 코스가 아니라고 퇴짜를 맞았고요. 1학기가 5주나 진행된 TAFE의 영어코스에 late enrollment를 신청해놔서 수요일에 면접 및 레벨 테스트 후 영어코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친환경적인 동네도 좋지만 하도 파리와 벌레가 들끓어서 Fly screen을 버닝스에 가서 사다가 설치하려고 맘만 먹고 있습니다. 한번 날잡고 설치해야 되겠는데 엄두가 안나네요. 이놈의 파리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오히려 잡는쪽이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2. 인생을 바꾸는 다섯 번째 도전
“도전하지 않으면 쟁취하지 못한다”는 명언도 있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하지 않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인생을 바꾸는 도전 혹은 선택은 호주이민이 다섯 번째 인데, 직전의 4번 중 3번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한번은 실패였는데 과연 이 다섯 번째 도전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저는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도전을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굳이 그런 도전을 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훨씬 좋아지지도 않을뿐더러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런 선택은 피하려는 주의입니다. 그래도 여태 살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방어적으로 신중히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호주이민은 아주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다섯 번째 도전은 100% 나의 의지와 도전의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방어적으로 체재에 순응하고 살면 안정적으로 길고 가늘게 갈 수도 있는 삶을 과감히 버리고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이민을 선택 한 건 가족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밖에 없겠군요.
과연 이 도전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궁금하기도 한데 그건 시간이 지나고 나서 평가하면 될 거 같고 지금은 그냥 이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자 하는 맘뿐입니다.
3. 말이 통한다는 당연한 자유로움
개인적인 자랑이 섞일 수밖에 없는 부분인데..
많은 이민선배들에게 호주이민에 가장 준비를 많이 해야 되는 부분이 뭐냐고 물어보면 전부 영어라고 대답하는데 저도 그렇다고 대답해야겠네요.
원하지 않게 영어를 많이 공부 하고 오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당연히 누리던 말이통하는 자유가 있으니 정착이 훨씬 편해지는건 기본이고 생활자체의 질도 올라가고 여러 모로 다른 준비나 재산보다 영어가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의 영주권 취득스토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주권을 받기 위해, IELTS each 7.0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단기간 준비한게 아니라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들도 챙기면서 긴기간동안 영어를 준비하니 영어실력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IELTS의 우수성을 다시한번 얘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 처음 IELTS를 준비시작 할때의 영어실력은 보잘것없었고요. 일반 대졸자의 영어실력에 토익성적도 없었습니다. 어학연수는 커녕 해외출장 몇번다녀와본게 외국생활의 전부였고요. 아마 내 인생에서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해본건 이 시기가 유일할거 같습니다. 돈 주고 하라고 해도 이렇게 못할거 같다는 생각이고요.
이제 한달좀 넘었지만 호주에 초기입국도 안해본 토종한국인이 시드니에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착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거나 하지 않아도 될 쓸데 없는 일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말이 잘 통하니 그런 부분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 시간/돈/노력이 절약되니 훨씬 쾌적한 생활이 되는거 같습니다. 방문해서 한참 기다리고 뭔가 부족해서 또 방문하고 또 기다리고…. 이런 과정없이 그냥 전화해서 확실히 하고 방문하거나 전화로 그냥 해결도 되니까 이젠 뭘 하려고 하면 무조건 전화부터 해보게 됩니다. 헛걸음도 안하고 시간과 노력을 헛쓰는 수고도 안하게 되고요.
다른사람이 하는 말을 내가 알아듣는건 당연히 다 알아듣는데, 더 욱더 감격스러운건 내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는겁니다. 특히나, “Pardon”,”Sorry?” 등의 말을 다시 해달라는 제스처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서브웨이주문하다 들어보긴했네요)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전달률이 높다는 얘기고요, 내 발음이 좋다는 얘긴 아닙니다. 내 발음이야 뭐 전형적인 한국인 영어발음인데, 오랜기간동안 시험준비를 하면서 내가 약한 발음이나 상대가 잘 못 알아듣는 단어들을 피해서 말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이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거의 100% 한번에 다들 알아듣네요.
이민자들이 겪는 많은 불이익 혹은 제대로 이익을 못챙기는 부분은 전부 소통의 문제에서 오는 부분이니 결국 이민생활의 키는 소통능력, 즉 영어에 있다고 결론을 내려도 될거 같습니다.
딸애가 요즘 학교 적응때문에 스트레스가 큰지 자꾸 문제를 일으켜서 혼냈더니 자기 방에 들어가서 뚝딱뚝딱해서 고이접어서 안방에 가져다 놓은 편지..
4. 깊어가는 부부애
많은 이민선배들이 또 하는 얘기가, 이민생활 하니 부부애가 깊어진다고…우정이 깊어진다고 하는데 그런 면도 큰 거 같네요.
아내와는 벌써 15년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가 대학 2학년 때 신입생으로 들어온 아내를 공들여 꼬신 이후 계속 함께 해오고 있는데…사실 철없던 남자 친구를 좋은 길로 잘 이끌어 준건 아내였던거 같네요. 계속 동기 부여를 해주고 빗나갈 수도 있는 관계를 지속 시키고 지금까지 이끌어 온건 전적으로 아내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얘기해야 될거 같습니다.
이민 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함께 하나 둘씩 만들어 가고, 어려움도 같이 겪고 두려움도 나누고 하니 부부애가 깊어지는걸 느끼게 됩니다. 이 큰 땅덩어리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서로 뿐이라는것도 크게 작용하는거 같고요.
전에 한번 이런얘길 나눈 적이 있는데…
결혼하고 나니 친구들도 다 멀어지고, 믿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적어지고 결국 평생 서로의 진정한친구는 우리 서로일 수밖에 없을거 같다고…. 앞으로도 친한 친구로, 다정한 부부로, 부드러우면서도 엄한 부모로 평생 같이 살자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5.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지 않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말을 계속 해왔는데 절반만 맞는 말임을 시드니에 와서 확인했습니다.흔히들 여행객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이 나라는 정말 좋다고들 하는데…그건 그냥 여행객의 감상일 뿐이겠죠. 여행으로 다니면 어디든 다 아름다울겁니다. 실제로 살아봐야 그곳이 어떤지 알고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겁니다.
어느 사회를 가든 좋은사람과 나쁜 사람의 비율은 언제나 비슷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호주에 와서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지 않다는걸 확실히 느낀건 사회 체재나 평등성에 있다고 생각 됩니다. 평생 살아온 내 나라와 호주를 자꾸 비교 하게 되는데… 아직 한달 밖에 안 살아봤지만 살아 볼수록 우리나라가 얼마나 모순에찬 나라인지 더욱더 절감하게 됩니다.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호주의 시스템은 충분히 상식적이라 생각되는데… 이런 사회체재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이 더욱 더 크게 다가옵니다.
렌트를 제외한 생활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최저 임금은 4배에 육박하는 이 나라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노동체재는 상위 1%가 99%를 착취하는 시스템이라고 혹평할 수 밖에 없는거 같네요. 아직 제대로된 평가를 할 시점은 아니니 좀더 살아보고 1년쯤 지난 시점에서 다시 평가를 내려도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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